<과학 한잔 하실래요?> 는 일상 속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아보는 컨텐츠입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립미술관 (Kunstmuseum Stuttgart)에 다녀왔다. 지금은 2023년 2월 4일부터 5월 21일까지 진행하는 ‘SHIFT’ 전시를 하고 있다. 너무 흥미로운 전시라, 봤던 작품들을 소개하고 예술에 문외한이지만 이 작품들을 과학의 눈으로 해설해 보고자 한다. 과학자가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지 궁금하다면 주목하시라.
미래에 AI로 통제되는 기계, 인간, 그리고 다른 유기체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가?
요즘 A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AI가 챗봇이나 유튜브 알고리즘 등에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들을 피부로 느끼다 보니 사람들이 조금은 무섭게 느끼거나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전시는 이러한 AI의 발전이 계속된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상상 그리고 걱정과 공포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현시대 AI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AI를 둘러싼 질문
AI는 인간의 학습, 사고를 컴퓨터에 전달한다. AI는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지능(intelligent)”, “창의성(creativity)”, “의식(consciousness)”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의가 없다.
많은 과학자들은 결국 ‘strong’ AI가 인간과 동일하거나 혹은 더 뛰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르다. 어떤 과학자들은 그런 AI가 몇 십년 안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어떤 비평가들은 데이터 프로세싱에 대한 컴퓨팅 파워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누가, 그리고 무엇이 지능인가?
AI는 무엇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가?
우리는 AI를 규제하기 위해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법이 필요한가?
AI와 함께인 미래에는 어떤 환경 아래에서 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AI는 신뢰할 수 있는가?
AI의 역사
AI(artificial intelligent)라는 용어는 컴퓨터 사이언티스트 John McCarthy(1927-2011)에 의해 만들어졌다. 미국의 한 컨퍼런스에서, 연구자들은 어떻게 인간 뇌의 구조를 알고리즘으로 모방할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탐구했다. 동시에, 컴퓨터 사이언티스트 Arthur L. Samuel (1901-1990)은 machine learning(머신러닝) 이라고 불라는 기초를 세웠다. Deep learning(딥러닝)은 artificial neural network(인공지능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다. 오늘날까지, 이러한 접근은 점점 더 적응하는 AI의 개척으로 여겨진다. 아래 2가지 예시는 이러한 발전이 얼마나 멀리 왔는지 보여준다: 1996년 AI system ‘Deep Blue’는 월드클래스 체스 챔피언 Garri Karparov를 패배시켰고, 그로부터 20년 후, 프로그램 ‘AlphaGo’는 세계 최고 바둑 선수 이세돌을 이겼다.
작품소개
Christian Kosmas Mayer’s work
Mayer의 작품은 불멸(immortality)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설명한다.
Maa Kheru
TU Dresden의 과학자들과 함께 이집트에서 2000년 살 남성의 성대를 유연한 인공 혀를 장착하여 복제했다. 그 다음 그 목소리에서 소리를 추출해서 8채널 “Maa Kheru”를 설치했다.
If you love life like I do
냉동보존술(cryonics)에 대한 연구에 기반한 설치미술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몸은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196℃이하로 내려갔다가 어느날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면서 유지된다.
ghost photographs
US photographer William H. Mumler(1832 - 1884)가 찍은 사진을 딥페이크(deep fake)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초상화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Mayer는 스스로의 얼굴 표현을 그 초상화에 적용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Heather Dewey-Hagborg’s work
예술가이자 바이오 해커
Probably Chelsea
그녀는 하나의 유전자 샘플에서 미국인 Chelsea E. Manning의 가능한 초상화의 30가지 버전을 만들었다. 군인이자 IT 전문가인 Manning은 2010년 WikiLeaks라는 웹사이트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미국의 활동을 분류한 데이터를 누설하였다. 그녀는 체포되었고 2013년 감옥에 갇혔다. 이 조각에서, 이 예술가는 그녀가 감옥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는 동안 그녀가 여성으로서 언론에 발표될 수 있는 얼굴을 만들어 주었다.
T3511
예술가 직접 출연한 비디오아트. 주인공 여자는 알려지지 않은 침 기부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 기부자는 그녀의 인풋을 평가한 후 바이오-데이터베이스에 의해 그녀에게 할당된 사람이다. 더 나아가서, 그녀는 그의 세포를 키워서 결국 그녀 자신의 몸에 그것들을 자라도록 한다.
Lovesick
생명공학 회사 Integral Molecular에 있는 과학자들과 콜라보한 작품. 숙주에게 사랑, 동정심, 그리고 연결성의 느낌을 유도하는 가상의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이 작업에서, Dewey-Hagborg는 생명공학이 유도된, AI가 적용된 미생물의 생산이 미래에 인간 행동을 모방하거나 조작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Kennedy + swan’s work
in vivo- in vitro - in silico
생물학과 인공지능이 합쳐진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통상 Xenobot이라고 불리는 작은 “살아있는 것”이 패트리 디쉬에서 만들어졌다. 2021년에 그들은 주변 세포와 더 잘 결합할 수 있도록 운동성과 생존능력이 높은 유기체를 만들기 위해 AI를 적용하여 세포의 구조를 만들었다.이러한 Xenobot은 그들에게 할당된 일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우리 자신의 결정을 위해 허용되어야 할까?
AI가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AI가 우리보다 어떤 점에서 똑똑해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왜 로봇은 종종 인간처럼 보일까?
AI는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미래에 AI로 통제되는 기계, 인간, 그리고 다른 유기체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가?
나는 무기를 자동으로 사용하고 컨트롤 할 수 있을까?
AI는 의료 분야에서 병을 알아내고 치료 옵션을 제안하기 위해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될까?
생명체가 silicon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총평
일련의 전시를 보고 있자면 AI가 인간을 대체하거나 인간보다 더 뛰어나게 될 미래에 대한 예술로서 표현된 질문인 듯하다. 역사적으로 예술은 언제나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 많은 작품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특히 바이오와 관련된 작품은 작품 하나하나가 영화이고 소설 하나였다. 실제로 많은 대학과 연구소와 콜라보한 것을 보니, 그 이해의 깊이가 매우 깊었다. 그저 AI를 겉핥기로만 넘겨보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조건 거부하는 내용이 아니어서 더욱 집중이 잘 된다.
AI와 함께인 미래에는 어떤 환경 아래에서 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AI가 우리보다 더 똑똑하고, 더 창의적이고, 지치지도 않는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이 다 사라질 것만 같다. 그러나 애플 CEO 팀쿡이 MIT 졸업연설에서 한 말을 보자.
“저는 인공지능에게 인간처럼 생각할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사람이 컴퓨터처럼 생각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가치관도, 연민도, 파장에 대한 걱정도 없는 컴퓨터, 인류가 그렇게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중략) 기술, 인문, 인간, 이 세가지가 결합되었을 때 우리의 심장은 비로소 뛰기 시작합니다. (중략) 여러분이 살면서 무엇을 하든, 우리는 그 안에 우리 모두가 갖고 태어난 인간성을 녹여내야만 합니다.”
나는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실직을 막으려고, 다가올 미래가 두려워서 이를 막는 것은 호랑이 보고 창구멍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에도 제동장치가 필요하다. 그 제동장치는 바로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타적인 마음을 위하여 이기적인 마음도 존중하는 것이다. 모두가 ‘이타적화 백신’을 맞는다면 세상이 행복해질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기적인 마음은 진화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생존 본능이다. 이러한 참사를 막는 법은 오직 한 가지, 인류를 더 면밀하게 사랑하는 것, 다시말해 연구하는 것이다.
나는 예술계가 던지는 그 질문들을 오래 생각했지만 AI가 그저 행복과 편리함만 가져다 줄 거라고 약속할 수도, 그런 무시무시한 미래는 오지 않을 거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과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다만 과학과 인간을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 그렇게 다짐하였다.